쉬 / 문인수
그의 상가엘 다녀왔읍니다.
환갑을 지난 그가 아흔이 넘은 그의 아버지를 안고
오줌을 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생(生)의 여러 요긴한 동작들이 노구를 떠났으므로,
하지만 정신은 아직 초롱같았으므로
노인께서 참 난감해 하실까봐
"아버지,쉬,쉬이,어이쿠,어이쿠,시원허시것다아"
농하듯 어리광 부리듯 그렇게
오줌을 뉘였다고 합니다.
온몸, 온몸으로 사무쳐 들어가듯
아,몸 갚아드리듯 그렇게
그가 아버지를 안고 있을때
노인은 또 얼마나 더 작게,
더 가볍게 몸 움츠리려 애썼을까요.
툭,툭,끊기는 오줌발,그러나
그 길고 긴 뜨신 끈,아들은 자꾸
안타까이 땅에 붙들어매려 했을 것이고
아버지는 이제 힘겹게 마저 풀고 있었겠지요.
쉬- 쉬! 우주가 참 조용하였겠습니다. ...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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