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곰팡이- 이문재 (산책시1)
아름다운 산책은 우체국에 있었습니다
나에게서 그대에게로 편지는
사나흘을 혼자서 걸어가곤 했지요
그건 발효의 시간이었댔습니다
가는 편지와 받아볼 편지는
우리들 사이에 푸른 강을을 흐르게 했고요
그대가 가고 난 뒤
나는,우리가 잃어버린 소중한것 가운데
하나가 우체국이었음을 알았습니다
우체통을 굳이 빨간색으로 칠한 까닭도
그때 알았습니다,사람들에게
경고를 하기 위한 것이겠지요.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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