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詩 &書 ■/■ 時 ... 哀

지울수 없는 얼굴

구름에 달 가듯이 2011. 5. 19. 00:10

 

 

 

지울 수 없는 얼굴

                 - 고정희 -

냉정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얼음 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불 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무심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징그러운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아니야
부드러운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그윽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따뜻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내 영혼의 요람 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샘솟는 기쁨 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아니야 아니야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하는 당신이라 썼다가
이 세상 지울 수 없는
얼굴 있음을 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