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詩 &書 ■/■ 人 生....

소주 한잔의 독백

구름에 달 가듯이 2011. 5. 19. 02:47


 

 

소주 한잔의 독백


숱한 인연으로 오가는 사람들
스쳐가는 발길에 체여
이리 구르고
저리 굴러서
버려진 돌멩이 하나

가슴인들 오죽할까
만신창이로 찢기고 짓밟혀서
생살이 차오르기도 전에
너덜너덜 해진 상처 투성이

밤이면
오랜 습관처럼 외로움으로 찾아오는
죽음 같은 통증과 동무 하며 살아가는

오늘이 이럴진대
내일인들 뾰?한 수도 없으니
결과는 뻔한 일

그래 그냥
나를 버리는 것이다
나를 잊어 버리는 것이다

눈만 감으면
저승이 바로 눈 앞인데
쉽게 감지도 못하게 허락도 하지 않는 세상

더럽게 지겹고 끈질긴 세월
멍에로 지고
얼마나 더  이끌고 살아야 하는지

그래 오늘은  술을 마시자
이런 날 마시지 않으면
언제 마시리

제아무리 술이 독약이라해도
쓴 소주 한잔으로
네가 날 잊듯이 나도 날 잊고
네가 날 버리듯이 나도 날 버리면
그만 아닌가

찬 비 맞고 지친 가슴이 작은 새 한 마리
겨우 가슴을 열어 둥지를 마련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작은 새는 떠나고
가슴에 빈 둥지만 남아 버렸으니

나도 떠날 채비를 해야 하겠지
쓴 소주 한잔의  슬픈 독백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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