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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엔 이런 사랑을 하고 싶다

구름에 달 가듯이 2011. 5. 19. 05:05

 

 

 

 

 

중년엔 이런 사랑을 하고 싶다


조용히 다가오는 사람의 뒷모습이 그립다
먼 산 노을빛이 내려앉은 토담집
빛바랜 나무의자에 앉아
저물어가는 저녁해를 바라보며
가슴에 남은 꽃잎 한장 있다면
그 사람과 꽃잎 띄운 술을 마시고 싶다
추녀끝으로 개여울이 흐르고
풀벌레소리가 간간히 들려오는 초저녁
술잔을 기울이며
잔잔히 떨리는 꽃잎의 흔들림에
그 사람에게 조금씩 흔들리면 또 어떠랴



바라보기에 편안한 표정을 만나고 싶다
무엇이 외로운지 왜 외로운지도 모를
정체모를 외로운 것들이
사람의 마음을 뿌리째 저미게 할때
문득 전화로도 만날 수 있는
완벽한 친구도
완벽한 연인도 아닌, 그래서
그대로 봐주고 그대로 있어주고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딱히 말이 필요없는 그런 표정이라면


 


물소리가 들리는 가슴을 가까이에 두고 싶다
그 옛날 바라보던
하늘과 바다는 변함없이 푸른데
나이가 들어 갈수록
소금기도 설탕기도 없는 가슴이 서글프고
무색무취한 삶이 마냥 서글픈 탓일까
숨소리가 꿈틀거리는 사람을 마주하고 싶다
정적을 벗어나
아직은 살아 있을 감정에 물을 채우고 싶다


손이 따뜻한 사람

잡으면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체온을 느끼고 싶다
떠날 땐 혼자라도
살아 있는 동안엔
둘이 하나되어 온기를 나누고 싶다
겨울이 오기전에 낙엽이 된다해도
서로의 곁에 나무처럼 서 있다가
추운 잠이라면
서로를 덮어주는 이불이 될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