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남자 그대는
가을 남자는 여민 옷자락 속에서도
차가운 겨울바람이 분다고 했다
왜 가을이 되면 남자들은 옆구리 시려하며
가을 나그네가 되어 떠나고 싶어 할까
그렇다 앞만 보고 걸어온 지난 세월..
오직 가족을 위해서 구두 바닥이 다 닳아
발가락이 보일락 말락 하도록
걷고 걸어왔던 지난 세월
가을은 그림자 없는 그 세월을
중년의 남자가 뒤돌아보다
한없이 서러워 물들이는 계절이 아닐까?
지고 가야 할 무게 때문에
사랑의 욕망도 마음으로 키우고 살다
삶의 파랑새도
멀리 날아가 버리고 남은 것은
찬 바람 가득한 터널 같은 가슴 하나..
가을이 되면 중년의 남자들은
한 번쯤 먹지 못하는 술이라도 먹고
소쩍새 같은 서러운 피 울음을
토하고 싶은 계절은 아닐까
중년남자의 가슴을 오늘 위로하고 싶다
마지막 남은 온기로 어루만져 주고 싶다
그런 남자라는 이름이 있었기에
지난 날 우리들은 행복을 느끼며
살아왔던 삶이 아니던가?
중년의 남자 당신이 있었기에
오늘 우리가 이리도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을
그 노고 위로하고 싶다
가을을 타는 중년의 남자들이여
외로워 하지마라
그대의 곁에는
찬란한 가을 단풍이 물들고 있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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