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악방 ■/■ POP ... artist

Bob Marley - Redemption Song

구름에 달 가듯이 2011. 11. 1. 11:18

레게 음악의 포교자이자 자메이카의 민간대사 역할을 했던 밥 말리(Bob Marley)가

이 세상을 떠난 지도 20년이 넘었다.

하지만 그의 불꽃같은 인생과 레게에 대한 열정은 잊혀지지 않고 있다.

그가 발표한 수많은 명반들과 현재까지 공개되고 있는 미 공개 및 베스트 음반, 비디오 자료,

그리고 생생한 사진은 밥 말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부여했고 그를 존경하는 추종자들은

그 유품들을 성경처럼 소중히 간직하며

이 위대한 아티스트가 꿈꾸었던 이상(理想)을 따르고 있다.

이제 밥 말리는 단순한 뮤지션이 아니다. 심오한 철학가이면서 단호한 행동주의자인 동시에

우리가 기대하는 정치인이기도 하다.

1945년 2월 6일, 자메이카의 작은 도시 세인트 앤. 로버트 네스타 말리(Robert Nesta Marley)라는

본명으로 태어난 밥 말리의 아버지는

당시 영국 해군 장교인 중년의 백인이었고, 어머니는 10대의 자메이카 여성이었다.

원조교제 성 풋사랑으로 태어난 밥 말리의 어린 시절은 유복하지도,

행복하지도, 또한 건전하지도 못했다.

아버지라 불리는 사람(한번도 본 적이 없다) 때문에 형성된 영국을 비롯한

제국주의 국가들에 대한 적개심과 반항적인 성격,

그리고 주먹이 법인 어두운 세계에 몸담으면서 점차 반골적이면서도 민족주의적인

투사 뮤지션으로 변신했다.

자메이카에서 흑인이 건설한 최초의 스튜디오이자 레게의 씨앗을 전 세계에 뿌리는데 진원지

역할을 한전설적인 녹음실 ‘스튜디오 원’에서 밥 말리는 피터 토시(Peter Tosh),

버니 리빙스톤(Bunny Livingstone) 등과 함께

웨일러스(Wailers)를 결성해 1963년에 첫 음반을 녹음했다. 본국에서의 열렬한 지지와

높은 인기를 바탕으로 한 이들이

본격적으로 세계 무대에 등장한 것은 1969년도 앨범 < Soul Shakedown >이었고

1973년도 음반 < Catch A Fire >와 < Burnin’ >으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에릭 클랩튼이 < Burnin’ >에 수록된 ‘I shot the sheriff’를 커버해 빌보드 싱글 차트 정상을 차지하자

밥 말리에 대한 관심은 한층 더 높아졌으며 뮤지션들 사이에서 레게는

당시 대중 음악에 새로운 방법론으로 각광받았다.

이후 영국과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수많은 아티스트는 2박과 4박이면서

박자의 강세가 뒷부분에 있는 독특한 레게 리듬을 앞다투어

자신들의 음악에 이식하기 시작했다.

앞에서 언급한 에릭 클랩튼 외에도 폴 사이먼(Paul Simon), 쓰리 도그 나잇(Three Dog Night),

클래시(Clash), 이글스(Eagles),

폴리스(Police), 보니 엠(Boney M), 에이스 오브 베이스(Ace of Base), 멘 앳 워크(Men at Work),

섀기(Shaggy), 스노우(Snow), 어레스티드 디벨로프먼트(Arrested Development) 등은

그 정도의 차이일 뿐

모두 레게 특유의 ‘오리궁둥이 리듬’을 이용해 자신들의 음악 영역을 확장했다.

밥 말리는 ‘Slave drive’나 ‘Get up, Stand up’처럼 서방 제국주의에 대항하는 선동적이고

정치적인 노래만 부르지 않았다.

‘Kinky reggae’, ‘Funky reggae party’, ‘Lively up yourself’, ‘Roots, Rock, Reggae’처럼

레게가 전하는 흥겨움과 자긍심을 표현하기도 했다.

1996년 힙합 트리오 퓨지스(Fugees)가 리메이크 했던 ‘No woman, no cry’는 어렵고

힘든 삶을 살아가는 자메이카 사람들의 한(恨)을 승화시킨 명곡이다.

자메이카의 아리랑이라고나 할까? 또한 짐바브웨의 독립을 촉구하는 ‘Zimbabwe’와

미국의 남북 전쟁 당시의 흑인 병사들을 비유한 ‘Buffalo soldier’ 등

현대사의 정치와 과거의 역사를 노래에 적극적으로 담아냈다.

이렇듯 깊은 통찰력을 통해 밥 말리는 국제적인 인사로 떠올랐다.

밥 말리가 빌보드 싱글 차트에 입적시킨 유일한 히트곡 ‘Roots, Rock, Reggae(51위)’가

수록된 < Rastaman Vibration >을

1976년에 공개한 이후 세계의 평화를 갈구하는 송가 ‘One love’가 들어있는 < Exodus >,

아프리카의 단결을 희망하는 ‘Africa unite’가 자리한 1979년의 < Survival >,

1980년의 마지막 정규 앨범 < Uprising > 등 1981년에 암으로 사망하기 직전까지

밥 말리는 오랜 시간 디스켓에 축적해둔 능력을 압축파일로 풀어내듯 수많은 걸작 앨범들을 발표했다.

그는 끝까지 불평등한 세계에 대한 저항의 고삐를 늦추지도 않았으며

평화에 대한 믿음도 저버리지 않았다.

이 음악 성인이 열반에 오른 지는 오래되었지만 그와 관련된 음반과 출판물이 끊임없이

공개되면서 말리에 대한 칭송은 계속되고 있다.

그의 아들 지기 말리(Ziggy Marley)는 자신의 밴드 멜로디 메이커스(Melody Makers)를 조직해

1988년에 ‘Tomorrow people(39위)’을 랭크시키는 등 아버지의 가업(?)을 이어갔고,

미국의 그래미 위원들도 그의 업적을 간과할 수 없었는지 2001년 그래미 평생공로상을

밥 말리에게 수여했다.

자메이카 정부는 1990년에 그의 생일인 2월 6일을 국경일로 선포해 국가차원에서도 매년

이 거룩한 아티스트를 기리고 있다.

세상은 아직까지도 반목과 질시, 전쟁으로 신음하고 있다.

밥 말리가 그토록 원했던 차별 없고 평안한 세상은 다가갈수록 잡히지 않는 사막의 신기루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의 노래를 듣는 순간 평등과 평화는 사람들의 마음에 자리했다.

단지 우리들이 그것을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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