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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기타 리스트 3

구름에 달 가듯이 2011. 11. 1. 11:40

내가 처음 기타를 배운것은 1986년
레드 제플린의 'stairway to heaven'이었다.
그 당시는 락음악이라는것이 소위 대세였던것으로 기억된다.

기타치는 사람은 밴드의 꽃이었다. 음악의 중심이 기타였기 때문이지.
기타로 반주나오고 기타솔로 나오고 기타로 마무리하는 밴드음악이 한 20년
대중밴드음악을 장악하던 시절이다.

럼 기타치는 플레이 스타일/장비/간지에 따라서 한번 분류를 해보련다.


이 지미 페이지라는 걸출한 기타리스트는 레드 제플린이란 영국 밴드의 리더로서
에릭 클랩튼, 제프 벡과 함께 세계 3대 기타리스트라는 거창한 레테르를 달고 있었다.

에릭 클랩튼이야 블루스 쪽으로 좀 더 치우친, 대중적으로 더 알려진 사람이고
제프벡은 퓨전재즈쪽으로 더 기울어진 음악으로 사랑받았으니
락밴드를 하는 사람에게는 이 지미 페이지야 말로 정말 '신'같은 사람이 아닌가 싶다.

'stairway to heaven' 이나 'rock n' roll' 같은 곡들이 대중적으로 더 알려졌지만
'whole lotta love'나 'black dog'같은 걸출한 기타리프를 뿜어대는 그의 천재성은
지금 들어봐도 범상치 않다.

이 사람의 플레이 특성은 일단 밴드음악에 맞는 기타를 친다는것.
자신의 테크닉을 강조하는 솔로 플레이보다는 전적으로 '노래'에 비중을 두는 플레이를 한다는 거다.
한마디로 리듬감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black dog'같은 노래를 들어보면 별거아닌듯한 기타리프인데 완벽하게 카피하는것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독특한 리듬센스와 스트로크, 그리고 '필링'을 가지고 있다.

이 사람의 장비는 깁슨 레스폴 기타.
그리고 위의 사진처럼 기타를 거의 무릎까지 내려놓고 치는 '캐간지'스타일이다.
기타를 쳐본 사람이라면 저 포지션 자체가 얼마나 힘든일인지 짐작할 수 있을듯.
팔다리가 기형적으로 길다란 서양놈들한테만 가능한 스타일일수도 있다.
그리고 리드미컬한 플레이를 하는 그에게는 더 맞을수도 있겠다.
(기타에서 리듬플레이를 할때는 오른손을 크게크게 휘젓는 연주법이 많기 때문에
더 여유있는 공간을 확보하는것이 유리하다)




저 담배물고 쳐주는 센스
뒤에 나오는 사람들 모두 이 지미 페이지를 따라서 죽어라 연습했을 듯

저 강동원같은 긴 기럭지를 보라
보통 동양아그들이 저런 간지 죽어도 안나온다.


이런 락밴드들은 중간중간 저렇게 어쿠스틱 음악도 때려준다.
그러면서 대중의 관심도 살짝 끌어주고
레드 제플린의 노래 한 두개 조용한것 듣고 앨범 샀다가 오잉?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지미 페이지와 조금 흡사한 플레이를 하는 사람은
호주출신의 수퍼밴드 AC/DC의 기타리스트 앵거스 영

'back in black'의 유명한 기타리프는 서태지가 한때 샘플링으로 쓰기도 했던
락음악중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구절이기도 하다.
'highway to hell' 같은 곡도 단순하고 강렬한 리프와 보컬의 쇳소리의 절묘한 조화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노래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앵거스 영은 페이지의 '캐간지'스타일은 물려받지 못했다.
물론 괴물같은 외모/검정양복과 넥타이 + 반바지/흰양말/운동화라는 기상천외한 패션으로
독특한 카리스마를 자랑하긴 했지만
일단 장비가 깁슨 '레스폴'이 아닌 깁슨 'SG (솔리드 기타의 약칭)이었다.
소리가 레스폴보다 좀 더 카랑카랑한것이 특징이긴 하지만
일단 디자인에서 한수 접고 들어가고.....


저렇게 턱받이 처럼 높게 올려놓고 치는 모습이 간지가 날리가 없다.




지미 페이지의 캐간지 스타일을 이어받은 사람은
guns and roses의 기타리스트 slash
건즈엔 로지스야 90년대 초반을 풍미했던 초절정 인기밴드고
이 친구의 플레이 스타일은 정통 기타리스트가 보기에는 '뽀록'성이 강하지만
그 간지 만큼은 페이지를 위협할 정도다.


눈동자가 안보이는 폭탄머리에 요상한 모자를 쓰고 담배까지 꼬나물고 쳐주는 저 센스
담배피면서 기타치는거...... 보통 내공가지고는 시도도 못한다. (적어도 내 경험상으로는)


역시 기타의 위치는 사타구니와 무릎사이 (왠지 야하게 들리는군)
역시 저런 캐간지를 가능하게 하는건 깁슨 레스폴 기타.

가장 최근에 이 간지의 피를 이어받은 사람은
잭 와일드.

영국이 낳은 락음악의 이단아 오지 오스본의 마지막 기타리스트이다.


친구는 지하철에서 가장 혐오스러운 '쩍벌남' 자세로 기타를 치는데
치렁치렁한 금발머리와 근육질 몸매에 역시 깁슨 레스폴을 최대한 낮게 늘어뜨리고
가공할 만한 기타음을 뿜어낸다.

플레이 스타일은 장비의 특성을 잘 살린 심플하고 강력한 기타리프에
잔재주를 부리지 않는 '기본기'에 충실한 기타솔로를 들려주는
얼마 남지 않은 '정통파' 스타일이다.

여기서 말하는 장비의 특성은 깁슨 레스폴이 갖고 있는 '중저음'을 강조한 소리와
별도의 이펙트가 필요없는 마샬 앰프와의 조합으로 만들어내는
그야말로 정통 락음악 사운드.



그러니까 지미 페이지/슬래쉬/잭 와일드가 사용하는것은 깁슨 레스폴
유려한 곡선 (많은 사람들이 여성의 몸과 같은 형태라 칭한다)과 빈티지스러운 부수기재들 (기타헤드, 하드웨어, 마감재등)
의 조화로 거의 완벽한 모습이다.



이것이 앵거스 영이 사용하는 깁슨 SG
더 카랑카랑한 사운드를 낼 수 있고 레스폴과 흡사한 디자인 이지만
너무 대칭적인 디자인이 오히려 마이너스 요소라고 생각된다.

앞선 글에서 시작한 지미 페이지의 정 반대의 선상에 서있던 또 하나의
걸출한 기타리스트는
역시 영국밴드 Deep Purple의 리치 블랙모어.

딥 퍼플은 레드 제플린보다 조금 늦은 시기에 활동했기에 직접적인 비교는 무리일수도 있다.

지미 페이지가 불이라면 리치 블랙모어는 얼음이다.
딥 퍼플의 히트곡인 'smoke on the water' 'highway star' 'burn'같은 곡들을 보면
리치 블랙모어는 굉장히 이성적인 플레이를 한다.

클래식음악에 기본을 둔 그의 플레이는 하몬드 오르간에 맞추어 멜로디성이 강한
솔로를 들려주기도 하고
같은 블루스 펜타토닉 스케일이라도 마이너 쪽에 가깝다고 하겠다.
그리고 대부분의 기타리스트들이 남발하던 비브라토(떨기)등을 자제하고
오히려 음을 딱딱 끊어주는 스타카토나 반음만 올리는 초킹 (오직 일렉트릭 기타에서만

가능한 테크닉. 줄을 들어올려
음을 올린다)등으로 시대를 풍미했던 기타리스트이다.


그가 사용했던 장비역시 페이지의 깁슨 레스폴과는 정반대 스타일의
펜더 스트라토캐스터.
묵직한 중저음의 깊은 소리를 내는 레스폴에 비해
더 가볍고 날라가는 소리를 갖고 있다. 또 테크닉을 부리기가 더 용이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내가 두개의 기타를 다 쳐봐서 아는데 그게 인체공학적인 이유때문인지
단순한 느낌인지는 모르겠다. 아마 전자가 옳을듯.






이것이 깁슨으로 치면 레스폴급인 펜더사의 '스트라토캐스터'
똑같이 유려한 곡선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이 쪽이 조금 더 미래지향적이고 공격적인 스타일이다
형태에서 느껴지는 이미지 그대로 더 날렵하고 가벼운 사운드를 낸다



이것은 깁슨으로 치면 SG에 해당하는 펜더 '텔레캐스터'
본인은 개인적으로 이 기타의 디자인이 더 맘에 든다
깁슨에서 SG가 더 카랑카랑한 사운드를 내듯이 이것도 스트라토캐스터보다는 더 날카로운 사운드를 갖고 있다
위의 모델은 전설의 기타리스트 제프 벡의 시그내쳐 모델. 자그마치 만불이 넘는 가격.


이 할아버지 (지금은 60세 중반일테니)는 앵거스 영처럼 턱받이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가슴높이까지 높이 기타를 위치해 놓고 플레이한다.

스테이지에서의 액션도 '초간지'필이라기 보다는 절제된 몸짓과 표정으로 일관한다
(기타를 불태우거나 때려부수기도 했던거 안다. 전체적인 성향을 얘기할 뿐이다)

역시 이런 스타일은 뒤에 나오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락기타의 흐름을 확 바꾸어버린 이 남자.
대중성과 음악성 두 마리 토끼를 다잡은 욕심쟁이 우후훗

네덜란드 태생의 에디 반 헤일런.
드러머인 자신의 형과 반 헤일런이라는 밴드를 결성
80년대 미국 락음악계를 점령한다.

원본 크기의 사진을 보려면 클릭하세요
이 친구를 리치 블랙모어 계열로 분류하기에는 문제가 있다
장비를 스트라토캐스터 종류를 쓰고 기타를 가슴까지 올려놓고 플레이하긴 하지만
플레이 스타일과 스테이지 액션은 다르다.

기존의 락 기타는 흑인음악인 블루스의 음계를 응용해서 플레이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는데
이 친구는 그걸 확 뒤집어 버렸다.
기타 리프도 멜로디성이 강할 뿐더러 그의 솔로 테크닉은 전대 미문의 것이었으니....

오른손으로는 기타줄을 튕기고 왼손으로는 지판을 눌러 음을 내는 기타의 특성을 배제하고
오른손과 왼손 모두 기타 지판을 눌러 음을 눌러대는 초절정 테크니션이 출현한 것이다.

이 친구의 출현 이후로 락기타의 판도는 '정통파'냐 '테크니션'이냐의 두 부류로 나뉘어 버린다.


그리고 무대에서 이렇게 폴짝 폴짝 뛰어버리는 이 과감한 액션은
'간지'을 부린다기 보다는 더 '쇼'에 가까운 흥겨운 무대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불과 5,6년 차이로 또 다시 등장하는 새로운 기타의 신
스웨덴 태생의 불세출의 기타리스트 잉위 맘스틴.


에디 반 헤일런에 이어 또 한번 기타계를 발칵 뒤집어 놓으니
80년대는 기타의 '복마전'이 되어버린 것이다.

약관의 20세의 나이에 메이져 무대에 데뷔해 버린 이 청년은
에디가 무색할 정도의 테크닉으로
그 전까지는 그래도 밴드음악이 중심이던 락계를
완전히 기타중심으로 바꾸어 버린다.

이 아이의 플레이는 철저한 클래식.
바하의 아름다운 선율을 그대로 찌그러진 락기타의 음색으로 표현해낸다.
그냥 느낌만 따오는게 아니라
쇼팽의 즉흥환상곡같은 초절정 스피드로 손가락이 안보이게 쳐내는 것이다.


이런 플레이가 가능했던것이 저 펜더 스트라토 캐스터라는 장비의 힘도 한 몫 했다.
음 하나하나가 명쾌하게 전달되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음색의 기타.
그 전까지 묵직한 기타리프로 시작되는 락밴드의 음악을
가볍고 날라다니는 기타 솔로로 채워버린 저 무식한 스웨덴의 신동

수많은 아류들을 만들어 내지만 원조는 잉위 맘스틴
급기야는 클래식 오케스트라와 협연까지 해대는 광태를 보여주기도 한다

이 친구는 리치 블랙모어의 피를 이어받은 '성골'이다
정통 펜더 스트라토 캐스터에
가슴까지 올린 포지션
화려한 액션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플레이에 전념하는 스테이지 매너

리치 블랙모어나 잉위 맘스틴이나 뿌리는 요절한 흑인천재 지미 헨드릭스의 영향을 받았다고
떠들어 대지만, 본인은 락음악은 기본적으로 백인것이라고 보기에
여기서 지미 헨드릭스는 배제하였다.

본인은 이 계통의 기타리스트들을 썩 좋아하진 않았다.
일단 패션을 보라
신해철을 연상시키는 레이스달린 블라우스에 짝 달라붙는 가죽바지
뾰족구두. 음.......

앞서 본 2가지의 락 기타리스트의 유형을 총망라하는 블로그 주인장이 생각하는 기타의 진정한 황제는
바로......

짐작하시겠지만 이 블로그의 이름의 출처이기도 한 '누노 베텐코트'이다.

포르투갈 태생/보스턴이민/로컬밴드 결성

익스트림이란 밴드로 90년 데뷔
more than words란 곡으로 빌보드 1위
그 후로 20년 가량 꾸준한 밴드활동
본인이 직접 노래하고 기타치기 시작한지 어언 10년

이 누노선수의 기타플레이 스타일은.....
지미 페이지의 리듬감넘치는 기타리프에
에디 반 헤일런의 화려한 테크닉을 더한
한마디로 천상천하 유아독존격인 플레이어다 (물론 주인장의 사견이긴 하다)



그가 쓰는 장비는 스트라토캐스터의 형태를 갖고있지만
마감이나 하드웨어는 깁슨 레스폴에 가까운 '빈티지'스러움을 간직하고 있다
본인은 개인적으로 누노가 레스폴을 쓴다면
진정한 간지의 완성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쉽게도 그는
20년넘게 본인이 디자인한 저 기타를 써오고 있다.

하지만 그는 기본적으로 기타를 낮게 내려놓고 치는
'캐간지'플레이어이다.


위의 사진은 93년인가? 퀸의 프레디 머큐리 추모공연때
퀸의 주옥같은 명곡들을 연주하던 모습.
저 기타는 손때가 타서 원래 밝은 나무에서 칙칙한 모습으로 변해버렸다.
스테인조차 안먹인 듯.... 그래서 더 좋긴 하다.


정통 캐간지의 계보를 잇는 모습
중간 중간 저렇게 어쿠스틱 플레이해줘야 되거덩.

횡설수설 말이 길어졌는데
락음악 좋아하시는 분은 주저말고 누노 베텐코트의 가장 최신 밴드
dramagods의 앨범을 사서 들어보시길....

개인적으로 누노는 시대를 조금 잘못 태어난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가 더 좋은 보컬과 밴드 동료들을 만났더라면
레드 제플린/퀸/너바나등등 '초절정수퍼밴드'의 계보를 이을 수 있었을 텐데
락음악이 골동품이 되어버린 요즈음
더욱 더 애착이 가는 그의 음악을 들으면서 스트레스를 풀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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