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영상기획(10)] 사슴 / 노 천 명 사슴 / 노 천 명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 언제나 점잖은 편 말이 없구나 관(冠)이 향기로운 너는 무척 높은 족속(族屬)이었나 보다 물 속의 제 그림자를 들여다보고 잃었던 전설을 생각해 내고는 어찌할 수 없는 향수(鄕愁)에 슬픈 모가지를 하고 먼 데 산을 쳐다본다 <1938년> *********************.. ■ 詩 &書 ■/■ 詩 ...! ! ! 2011.05.03
[스크랩] [영상기획(09)] 한 잎의 여자 / 오규원 한 잎의 여자 / 오규원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한 잎같이 쬐끄만 여자 그 한 잎의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그 한 잎의 솜털. 그 한 잎의 맑음. 그 한 잎의 영혼. 그 한 잎의 눈. 그리고 바람이 불면 보일 듯 보일 듯한 그 한 잎의 순결과 자유를 사랑했네. 정말로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 ■ 詩 &書 ■/■ 詩 ...! ! ! 2011.05.03
[스크랩] [영상기획(08)] 묵화(墨畵)/김 종 삼 묵화(墨畵) / 詩 : 김 종 삼 물먹는 소 목덜미에 할머니 손이 얹혀졌다. 이 하루도 함께 지났다고, 서로 발잔등이 부었다고, 서로 적막하다고, ************************** [詩감상 : 문태준·시인 ] 김종삼(1921~1984) 시인의 시는 짧다. 짧고 군살이 없다. 그의 시는 여백을 충분히 사용해 언어가 잔상을 갖도록 배.. ■ 詩 &書 ■/■ 詩 ...! ! ! 2011.05.03
[스크랩] [영상기획(07)] 사평역(沙平驛)에서 / 곽재구 사평역(沙平驛)에서 / 곽재구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 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 흰 보라 수수꽃 눈시린 유리창마다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 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내면 깊숙이 할 말들은 .. ■ 詩 &書 ■/■ 詩 ...! ! ! 2011.05.03
[스크랩] [영상기획(06)] 동천/ 서정주 서정주 '冬天(동천)' 내 마음 속 우리님의 고은 눈썹을 즈믄 밤의 꿈으로 맑게 씻어서 하늘에다 옮기어 심어 놨더니 동지 섣달 나르는 매서운 새가 그걸 알고 시늉하며 비끼어 가네 ****************************************** [해설 : 문태준,시인] 겨울 밤하늘을 올려 본다. 얼음에 맨살이 달라붙듯 차갑고 이빨은 .. ■ 詩 &書 ■/■ 詩 ...! ! ! 2011.05.03
[스크랩] [영상기획(05)] 꽃/김춘수 꽃 /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香氣)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 ■ 詩 &書 ■/■ 詩 ...! ! ! 2011.05.03
[스크랩] [영상기획(04)] 즐거운 편지/ 황동규 즐거운 편지 / 詩 : 황동규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 ■ 詩 &書 ■/■ 詩 ...! ! ! 2011.05.03
[스크랩] [영상기획(03)] 남해 금산/ 이성복 남해 금산 /詩 : 이성복 한 여자 돌 속에 묻혀 있었네 그 여자 사랑에 나도 돌 속에 들어갔네 어느 여름 비 많이 오고 그 여자 울면서 돌 속에서 떠나갔네 떠나가는 그 여자 해와 달이 끌어 주었네 남해 금산 푸른 하늘가에 나 혼자 있네 남해 금산 푸른 바닷물 속에 나 혼자 잠기네 *****************************.. ■ 詩 &書 ■/■ 詩 ...! ! ! 2011.05.03
[스크랩] [영상기획(02)] 풀/ 김수영 풀/ 김수영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 ■ 詩 &書 ■/■ 詩 ...! ! ! 2011.05.03
[스크랩] [영상기획(01)] 해/ 박두진 [현대시100년*1-100편] 해 / 박두진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산 너머 산너머서 어둠을 살라 먹고, 산 너머서 밤새도록 어둠을 살라 먹고, 이글이글 애띤 얼굴 고운 해야 솟아라. 달밤이 싫여, 달밤이 싫여, 눈물 같은 골짜기에 달밤이 싫여, 아무도 없는 뜰에 달밤이 나는 싫여……. 해야,.. ■ 詩 &書 ■/■ 詩 ...! ! ! 2011.05.03